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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놀방/독서노트

방황하는 칼날 독서노트3


방황하는 칼날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 이선희 옮김

바움



'용의자 X의 헌신'의 작가 라고만 알고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입한 책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추리소설은 한번 빠져들면 단숨에 읽게 되는데 <방황하는 칼날> 이 책이 그랬다.

딸의 성폭행 장면과 살해장면을 눈으로 보게 된 아버지의 분노와 슬픔이 상상 속에서 너무나 아프게 느껴져서 보면서도 움찔하게 되었다.


법과 정의에 대해 고등학교 토론시간에 1시간정도 서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이 있었던 게 떠오르기도 하고 이런 추리소설의 잔혹하고도 잔인한 사건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있다는 현실이 무섭게 느껴졌다.


주인공인 '나가미네'는 피해자 아버지에서 피의자가 된다.

한 통의 음성메시지를 받고 딸을 죽인 범인을 알게 되고, 그 장소에 직접 가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딸의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눈으로 보고 슬픔이 분노로 바뀌어 극에 달하는 순간 테이프에 나왔던 범인이 집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를 처참히 죽인다.


그런 후 나가미네는 지명수배까지 내려진다. 하지만, 딸 에마를 유린하고 죽게 만든 범인 중 한명인 가이지는? 지명수배는 커녕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 했다.



옮긴이 이선희 님의 글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나가미네의 말이기도 하다.


"오히려 법은 범죄자를 구해준다.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갱생할 기회를 주고, 증오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범죄자를 숨겨준다. 그것을 형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기간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짧다.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았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다. 더구나 미성년자인 경우, 어쩌면 교도소에도 가지 않을지 모른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이다.


'소년법'을 방패로 말도안되는 사건을 일으키는 '촉법소년'을 경험하며 경찰 오리베, 히사쓰카는 많은 허무감을 느끼고 있음을 문장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우리의 일은 법을 어긴 사람들을 잡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악을 없앤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악을 없을 수 있을까?

죄인을 격리한다는 것은 다름 관점에서 보면 그들을 보호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정 기간 보호받는 죄인들은 세간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그리고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다시 죄를 저지른다.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죄를 저질러도 누구에게도 보복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가가 자신들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우리가 정의의 칼날이라고 믿는 것은 정말 옳은 방향을 하고 있을까?


이 부분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많은 부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의 칼날의 방황을, 이 책의 제목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다.



법은 피해자를 지키는 게 아닌 가해자를 지킨다는 내용에서 현실이 슬퍼졌다.

우리나라도 법으로 정해진 형량이 술을마셨다는 이유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법은 그렇지 않나보다.

마약을 하고 몽롱한 상태로, 정신적인 문제로 저지른 범죄.

과연 감형의 이유가 되는 것인가?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큰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소년법'을 적용하기엔 피해자의 아픔이 분노가 사라질 수 없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피해자를 생각하니 말이다.


2018. 06.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