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루티드 - 나오미 노빅
몇 년 전에 읽었던 테메레르 란 소설을 읽다가 완결이 나지 않을 채로 멈춘 기억이 떠올리며 동일한 작가가 쓴 판타지소설 업루티드를 읽기 시작했다. '나오미 노빅' 작가 이름만 믿고 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실물을 보지 않고 무작정 대출해서 읽기 시작한거라 페이지수를 확인하지 않았었다. 생각보다 페이지수가 굉장히 많길래 검색해보니 676 페이지 장편소설이었다. 전에 읽던 소설과는 다르게 1권으로 완결이 나는 판타지라는 것만 보고 업루티드를 골랐다.
주인공인 아그니에슈카의 이야기로 '어른을 위한 동화' 같았다. 한 마을에서 10년에 한 번씩 영주가 본인의 성으로 소녀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나면 소녀을 성 밖으로 내보낸다. 영주 '드래곤'은 100년도 넘게 살고 있는 마법사이다. 아그니에슈카는 그 마을에 태어난 지극히 평범한, 오빠가 3명이나 있는 왈가닥 소녀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한다. 시작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녀의 성장기를 그린 판타지소설이다. 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사실 눈을 뗄 수 없을만큼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차서 밤새도록 붙잡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 영주 마법사의 이름이 '드래곤' 이어서 테메레르와 상관있는 이야이기인가?하고 잠깐 생각했다. 테메레르는 용이 계속 나오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테메레르 내용 중 "우리 용은 데려간 소녀를 잡아먹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있다.)
<업루티드>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악'의 존재가 계속 바뀌었다. 스토리를 이야기하면 이 소설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흥미를 잃어버릴 것 같아 되도록이면 쓰지 않으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판타지소설을 좋아하지만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원래 책 자체를 많이 읽지 않았으니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이번에 업루티드를 읽으면서 내 머리속은 복잡했고 웅장한 자연과 다양한 마법들의 색깔로 가득찼다. 그리고 니에슈카와 함께 질투, 좌절과 공포 그리고 환희와 사랑,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살고있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지만, 주인공들은 내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음유시인이 부르고 다니는 노래는 내가 보고 듣는 인터넷 뉴스와 TV와 다를바가 없었고, 카시아와의 관계 또한 질투와 우정이 한데 뒤섞인 '친구'의 감정을 나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쉬지 않고 읽어나갔다. 잠깐 쉬어야 할 때도 내용이 궁금해서 빨리빨리 움직였다.
아그니에슈카는 본인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했고 주변의 모든 인물이 그녀를 '넌 평범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가장 친한친구 카시아는 누가봐도 아름다웠고 총명했으며 용감한 소녀인 특별한 아이였다. 하지만 이 둘의 운명은 순식간에 바뀌었고 그로 인한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아그니에슈카는 극복해냈고 생각했으며 행동하고 이겨냈다.
그 안에서 사랑을 찾았고 좌절도 했으며 승리도 했다. 작가의 디테일한 장면묘사로 업루티드를 읽는 내내 머리속에서는 그림이 그려졌고 다양한 인물들이 풍성하게 이야기를 채워주었다. 카세아, 마렉, 술리아, 웬디, 보리스, 왕비, 그리고 워커까지도 버릴 수 없는 캐릭터들이다. 읽는 내내 '우드'가 뭐지? 대체 정체가 뭐야? 라고 의문을 가지면서 읽게 된다.
개인적으로 업루티드가 영화화된다면, 소설 속 장면들을 얼마나 재현해낼지 궁금해서라도 표를 예매하고 보러 갈 것 같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이야기 해 주었을 정도다. 내가 생각했던 결말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